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증언 본문
증언/동암
침묵의 겨울은
따스한 봄빛 출산해 놓고 잠드네
해안 초소 앞 바우 언덕
매화나무 가지 끝 분홍빛
울음 삼킨 화향花香의 함성
사락사락 들리는 듯
분홍빛으로 조믈조믈 하고
화약 냄 멈춘 흙내 핥으며
찾아온 맑은 눈빛들이
하나의 먼 선 응시하네
그들은 흙 꽃
무덤 속 녹슨 선 흔들고 있네
차가운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있네
비룡암 독경 소리 같은
따스한 바람의 그림자
허공 맴도는 넋을 출렁이는지
먹구름으로 천상을 예복하고
흥건히 핏자국 적신 자리
충혈된 눈으로 바라보는
저 3월의 함박눈 두건頭巾 쓴 매화꽃
방울방울 눈물 흘리네
그때 그 기억 하는 듯
봉우리 봉우리마다 눈시울이 붉어졌네
봄의 슬픈 빛의 바코드에서
증언의 빛 진하게 물들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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