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梅溪 曺偉(조위) 先生詩외 다수 본문
梅溪 曺偉(조위) 先生詩
淸夜座虛閣 秋聲來樹間
청야좌허각 추성래수간
水明山影落 月上露華溥
수명산영낙 월상로화부
怪鳥帝深野 潛漁過別灣
괴조제심야 잠어과별만
此時塵慮靜 幽興集毫端
차시진려정 유흥집호단
맑은 밤 빈 정자에 앉았으니
가을 오는 소리 나무 사이로 들려오고
맑은 물에 산 그림자 떨어지는데
달이 뜨니 맑은 이슬 넓게 퍼지네.
이상한 새 깊은 숲에서 울고
속에 고기는 외딴 만을 지나가는데
이때 모든 시름없어 고요해 지니
흥을 붓 끝에 모아 글을 써 보네.
題剛中家梅竹蓮海棠四詠
醉琴軒 朴彭年
剛中吾執友 嗜好異尋常
강중오집우 기호이심상
竹愛霜餘靜 梅吟臘底香
죽애상여정 매금랍저향
水明搖淨植 風嫋汎崇光
수명요정식 풍뇨범숭광
揮灑閑中興 黃庭一兩章
휘쇄한중흥 황정일량장
강중은 내 친구인데 취미가 유다르네
대에는 서리 내린 뒤 고요한 것을 사랑하고
매화에는 섣달의 향기를 읊조리네
물이 맑으니 깨끗한 줄기 흔들고
바람이 나긋하여 화한 빛깔을 띠우네
한가한 가운데 내 흥으로 글씨 쓰니 황정경의 한두 장
석주집(石洲集)
空村寂寞掩柴扉 滯臥殊方故舊稀
공촌적막엄시비 체와수방고구희
送盡夕陽人不到 滿庭紅葉雨霏霏
송석석양인블도 만정홍엽우비비
빈 마을 적막하고 사립문은 닫혔는데
타향에 머물러 누웠으니 친구가 드물어라
석양을 다 보내어도 사람은 오지 않고
뜰 가득 붉은 낙엽에 비만 부슬부슬 내린다
難作人間 識字人(난작인간 식자인)
梅天先生 詩 매천선생 시
鳥獸哀鳴海岳嚬 槿花世界已沈淪
조수애명해악빈 근화세계이침륜
秋燈掩卷懷千古 難作人間識字人
추등엄권회천고 난작인간식자인
새와 짐승도 슬프게 울고 강산도 찡그리니
무궁화 삼천리 이 나라도 쓰러져 가는구나
가을 등불 아래서 책 덮고 지난 날 생각하니
인간세상 글 아는 사람 노릇 참으로 어렵기만 하구나
素谷先生 遺稿卷之旬
소곡유고(素谷선생 시)
矜嚴好禮 動止有則
긍엄호예 동지유칙
居處幽室 必自修整
거처유실 필자수정
엄숙하고 예절이 바르며 행동에 법도가 있어
깊은 방에 거처하면서 반드시 몸을 닦아 정돈하였다
가을의 느낌(秋思)
양사언楊士彦
孤煙生曠野 殘日下平蕪
고연생광야 잔일하평무
爲問南來무 家書寄我無
위문남래무 가서기아무
한 줄기 연기 넓은 들에서 피어나고
남은 해는 거친 평원으로 떨어지네.
남쪽에서 오는 기러기야
집에서 내게 보낸 편지 없더냐?
고산 (孤山 ) 윤선도 (尹善道 )선생 시
代嚴君次韻酬姜正言大晉 六首 중 1 수
부친을 대신해서 정언 강대진에게 차운하여 답하다 6 수
寒碧領仙景 爲樓淸且豪
한벽령선경 위루청차호
能令忘寵辱 可以揮山毫
능령망총욕 가이휘산호
長瀨聲容好 群峯氣象高
장뢰성용호 군봉기상고
沈痾難濟勝 携賞豈言勞
심아난제승 휴상개언노
한벽의 선경을 독차지하고 / 寒碧領仙景
맑고 호방하게 서 있는 누대 / 爲樓淸且豪
은총과 치욕을 잊게 해 주나니 / 能令忘寵辱
한번 산호를 휘두를 만하도다 / 可以揮山毫
소리도 듣기 좋은 긴 여울이요 / 長瀨聲容好
기상도 드높은 뭇 산봉우리라 / 群峯氣象高
병든 몸으로 승경에 오르기 어렵지만 / 沈痾難濟勝
손잡고 감상한다면 수고롭다 말하리오 / 携賞豈言勞
도담에게 축하하는 말을 전하노니 / 寄語賀島潭
금일의 손님은 영호하신 분이니까 / 今日客英豪
도담은 내가 보지 못했다마는 / 島潭吾不見
그대의 휘호만은 보고 싶은걸 / 欲見子揮毫
그 절경 참으로 어떤 형상일까 / 奇勝眞何狀
여기와 어디가 더 낫다 할지 / 與此孰爲高
머지않아 나도 배 저어 가며 / 早晩刺舟去
결코 고생을 사양치 않으리라 / 吾亦不辭勞
용모를 정제하고 서 있는 봉우리들 / 群峯整容立
신선과 호걸들이 한데 뒤섞였네 / 羽客雜人豪
푸른 옥색이 두 눈을 밝게 하나니 / 玉色明雙眼
한 터럭도 봉심 이 있지 않다오 / 蓬心無一毫
강의 흐름은 맑음이 이미 극에 달하고 / 江流淸已極
새소리는 성운(聲韻)이 여전히 높아라 / 禽鳥韻猶高
현포 가 어찌 이보다 나을 수 있으리오 / 玄圃何能勝
이제 꿈속에 그리는 수고를 덜겠도다 / 今除夢想勞
청풍이라 처음에 누가 지었나 / 淸風始誰作
땅을 보니 사람도 호탕하겠네 / 相地人應豪
물가는 깨끗해서 벽옥과 같고 / 洲渚淨如玉
강물은 맑아서 터럭도 비친다오 / 江流澄鑑毫
수려한 봉우리는 신선이 모여 선 듯 / 秀峯仙侶會
비낀 능선에는 그림 병풍 드높아라 / 橫嶂畫屛高
심신이 상쾌해짐을 앉아서 깨닫노니 / 坐覺心神爽
어찌 안력의 수고를 저어하리오 / 何嫌眼力勞
산이 만약 묘한 이치 토론한다면 / 山如論妙理
여울은 필시 맑고 호방함 다투리라 / 瀨必角淸豪
제작하느라 누구의 손을 빌렸을까 / 制作煩誰手
신기함이 붓 속에 자세히 들어 있네 / 新奇細入毫
안개와 노을은 윤색할 줄을 알고 / 煙霞知潤色
물고기와 새는 각자 낮고 높아라 / 魚鳥自卑高
작은 고을에 할 일이 없다 해도 / 小邑雖無事
이 때문에 응접하느라 바쁘다오 / 斯爲應接勞
한 해가 다 가도록 선경을 차지하니 / 經年占仙境
몸은 병들어도 뜻은 오히려 호쾌해라 / 身病意猶豪
저녁노을은 푸른 기운을 내뿜고 / 暮靄噓靑氣
물새는 젖은 털을 볕에 말리네 / 晴鷗曬白毫
기이한 경치를 겨루는 강산이요 / 江山較奇勝
높고 낮게 난분분한 화훼로세 / 花卉亂低高
너희들이 돌아갈 생각을 막으니 / 爾輩沮歸計
벼슬하는 노고를 다시 잊겠도다 / 還忘作吏勞
정약용(丁若鏞)선생 시
冷屋溪橋畔 春雲演漾新
냉옥계교반 춘운연양신
乳雞時獨語 睡鴨故相馴
유계시독어 수압고상순
漸與興居懶 那堪薦謁頻
점여흥거뢰 나감천알빈
深慚違素志 書帙有棲塵
심참위소지 서질유서진
시내다리 언저리 궁벽한 집에 / 冷屋溪橋畔
피어나는 봄구름 신기하구나 / 春雲演漾新
병아리랑 이따금 말을 나누고 / 乳鷄時獨語
꾸벅이는 오리랑 함께 어울려 / 睡鴨故相馴
차츰차츰 행동이 게을러지니 / 漸與興居懶
고관을 어찌 능히 자주 뵈오리 / 那堪薦謁頻
너무도 부끄럽네 본심을 어겨 / 深慙違素志
서책 위에 먼지만 소복이 쌓여 / 書帙有棲塵
서거정(徐居正)선생 시
文徵明詩 (月落烏啼)
문징명시 월낙오제
月落烏啼霜滿天 江楓漁火對愁眠
월낙오제상만천 강풍어화대수면
姑蘇城外寒山寺 夜半鐘聲到客船
고소성외한산사 야반종성도객선
달은 지고 까마귀 우느제 하늘 가득 서리 내리고
강촌교와 풍교의 고깃베 불빛을 마주해
시름 속에 조는데 고소성 밖 한산사에서
한밤에 울리는 종소리는 나그네 배까지 들려오느나
茶山先生詩
呼耶作聲擧趾齋 須臾麥穗都狼藉
호야작성거지재 수유맥수도랑자
雜歌互答聲轉高 但見屋角紛飛麥
잡가호답성전고 단견옥각분비맥
觀其氣色樂莫樂 了不以心爲形役
관기기색락막락 료불이심위형역
樂園樂郊不遠有 何苦去作風塵客
락원락교불원유 하고거작풍진객
呼耶作聲擧趾齋(호야작성거지재) 옹헤야 소리 내며 발맞추어 두드리니
須臾麥穗都狼藉(수유맥수도랑자) 삽시간에 보리낟알 온 마당 가득하네
雜歌互答聲轉高(잡가호답성전고) 주고받는 노랫가락 점점 높아지는데
但見屋角紛飛麥(단견옥각분비맥) 보이느니 지붕위에 보리티끌뿐이로다
觀其氣色樂莫樂(관기기색락막락) 그 기색 살펴보니 즐겁기 짝이 없어
了不以心爲形役(료불이심위형역) 마음이 몸 노예는 되지 않았네
樂園樂郊不遠有(락원락교불원유) 낙원 낙교가 먼 곳 있는 것 아니니
何苦去作風塵客(하고거작풍진객) 무엇하러 벼슬길 헤매고 있을 건가[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
聞說華城府 嚴關鐵甕重
문세화성부 엄관철옹중
飛樓臨螮蝀 綺閣畫蛟龍
비루임체동 기각화교용
建業江山麗 新豐草樹濃
건업강산려 신풍초수농
寢園佳氣盛 歲植萬株松
침원가기성 세식만주송
듣자니 지금 화성부에 / 聞說華城府
단단한 철옹성을 쌓고 있다던데 / 嚴關鐵甕重
날 듯한 누대 무지개에 닿아 있고 / 飛樓臨螮蝀
화려한 누각에는 교룡을 그렸구려 / 綺閣畫蛟龍
건업에 강산이 수려하고 / 建業江山麗
신풍에는 초수가 무성하지 / 新豐草樹濃
왕릉에 상서로운 기운 서려 있어 / 寢園佳氣盛
일만 주 소나무를 해마다 심는다오 / 歲植萬株松
가정집(稼亭集)이곡선생 시(李穀) 율시(律詩)
묵매(墨梅)
晴窓寫出照潭姿 頃刻春風漲墨池
청창사출조담자 경각춘풍창묵지
已分明妃愁畫面 謫仙休怪玉顔緇
이분명비수화면 적선휴괴옥안치
못에 비친 매화 자태 청창에서 그리려니 / 晴窓寫出照潭姿
경각간에 묵지 가득 봄바람이 넘실넘실 / 頃刻春風漲墨池
명비가 그림 속서 찡그리니 어떡하나 / 已分明妃愁畫面
옥안 검게 변한 것을 적선은 저어 마오 / 謫仙休怪玉顔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