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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墨場寶鑑 懷君屬秋夜 散步詠凉天 회군속추야 산보영량천 空山松子落 幽人應末眼 공산송자락 유인응말안 가을 밤은 그대를 특히 생각하게 되는데 그 대도 잠을 못 이루며 나를 생각하고 있겠지 墨場寶鑑 秋 季 雜 추계잡영 人皆種楡柳 坐待十畝陰 인개종유유 좌대십랑음 我獨種松柏 守此一片心 아독종송백 수차일편심 세상 사람은 느름나무와 버들을 심어 그늘지기를 기다리지만 나는 홀로 송백을 심어 한 조각 耿耿경경(빛날 경) 한 氣節을 두어 지킨다.
시선의 모서리 새가 죽은 나비를 물고 앉은 자리 구름의 그늘이 철렁 옹이의 촘촘한 무늬 그 내외에 쌓인 건기 그건 새의 지문이거나 나방이의 더듬이이거나 나의 잃어버린시력이었을 섬의 습기 같은 건기 일으켜 세워 꽃을 피우고 싶은 남자 땀 흘리던 열개의 손가락을 세어본다 어둡게 스며든 바람이 조용히 세상 밖으로 나온다 오래전 꽃이 피었던 자리를 생각하는 밤 어둠을 밟고 물을 준다 죽은 나무에 꽃이 필 때까지 새의 노래와 나방이의 춤 환상의 모습으로 태어날 쿵쿵 가슴 멈추었던 시간들이 돌아와 또 다른 생과 윤리하고 있는 밤 망치소리, 영혼으로 떠돌던 꽃향기 불러 들이고 있다
서각 나의 욕망은 끝없는 허공으로 떠도는 바람 비애 같은 절망으로 뜨거운 가슴에 또 다시 씨앗 하나 묻고 땀방울 하나하나를 유백의 진주로 꿈꾸는 나 싹 틀까 숨통을 틀어막는 이 황량한 가슴에 이 꿈 기다림의 비 되어 줄까 기다리면 만날까 계절은 또 옹알옹알 연두 빛 포도 알이 익는데 그 달콤한 내면 그릴 수 있을까 저만치 떠나는 푸른 기운을 보며 아픔으로 키워야 할 아름다운 싹 건목의 뒤틀림보다 더 뜨겁게 익혀 내야 하는 너 어둠의 빛으로 숨 쉬다 다시 살아 빛나는 밝음으로 한 점 내려앉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