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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늦 가을 고추밭/동암 말없이 어둠 속을 고요히 머리 숙여 두 눈 감은 묵언수행 허공에 기대고 선 아무도 거두지 앉은 저 마른 슬픈 나체 버티고 선 짧은 생을 보이지 않는 그곳 향해 지하층층 밀어올린 비밀스런 내력 이젠 조용히 거두고 있는 얼굴 없는 일몰 무릅 바람소리 수천 번 밭가장이 잿빛시간 깊디깊은 침묵으로 갈잎 베고 누운 자리 마른 잎 젖어있어도 짧은 여운 긴 번뇌 새들도 짐승들도 울음 썩던 네 선 자리 일몰의 말 한 마디 깨우치는 맨 발등 회색 빛 무언의 침묵 서릿바람 덮고있다
명심보감계선편 以爲福善者天報之 이복위선자천보지 爲不善者天報之以禍 위불선자천보지이화 해설: 착한일하는 자는 하늘이 복으로 보답하고 악한일 하는 자는 하늘이 재앙으로 이에 보답 한다 勿以善小而不爲 물이선소이불위 勿以惡小而爲之 물이악소이위지 해설: 선이 작다 하여 아니 하지 말고 악이적다하여 행하지 말라 一日不念善 諸惡皆自起 일일불염선 제악개자기 해설: 하루라도 선을 생각하지 않으면 악이 모두 절로 일어난다 見善如渴 聞惡如聾 견선여갈 문악여롱 해설: 선을 보거든 목마른 것 같이 하며 악을 듣거 하라 든 귀머거리 같이 終身行善 善猶不足 종신행선 선유불족 一日行惡 惡自有餘 일일행악 악자유여 해설: 한 평생 선을 행하여도 선은 오히려 부족하고 단 하루를 악을 행하여도 악은 스스로 남음이 있다 一日行善 福雖未至 禍自..
마른 잎의 반란 수 없는 발자국 지워가는 자신의 무게마저 지탱하기 힘든 그저 태어났으므로 죽을 수 밖에 없었던 그림자 스며드는 반란의 촉수 독초보다 더 축축한 잿빛 하늘 찢어내는 흰머리 풀고 아름다운 무질서의 춤 그 억새 숲 갈 빛 등성이로 바람의 한풀이 보다 떨리던 사지로 그림자 없는 맨발이 되어 머리카락 한 올 없이 붉은 눈동자 속에 빈 하늘 가득 담아 무수한 불면의 생의 비탈 길에 눕는 너 한숨 희미하게 체념하는 보폭의 지문 떨어져 떨어져 떨어져서 차디찬 땅바닥에 뺨을 대고 깊은 사연으로 눈 감는 초취한 설움 얼굴 누이야 누이야 누이 같은 너 산골짜기만큼 적막했던 어떤 때는 자꾸만 네가 그립기도 했다 무겁던 나날 가볍게 너도 나도 난타하여 떨어져 처녀의 피 물 들인 일몰의 한 잎 그림자 하나씩 이끌..
李匡德先生 詩 黃昏 이광덕선생 시 황혼 纖纖月墮黃昏後 拍拍禽投翠靄間 섬섬월타황혼후 박박금투취애간 聽前老守婆娑樹 笏外高人偃蹇山 청전노수파사수 홀외고인언건산 薄俗已嫌疎骨體 流光漸奪少容顔 박속이혐소골체 유광점탈소용안 我非與汝爭恩怨 何事怵蟲復欲訕 아비여여쟁은원 하사출충부욕산 해설 황혼 뒤에 작은 달은 떨어지고 푸득푸득 새는 날아 산 빛 속에 숨어든다 대청 앞의 늙은 파수꾼은 휘늘어진 나무 성곽 넘어 고매한 어른은 우뚝 높은 산 경박한 세상이라 뼈만 앙상한 몸을 멀리하고 흐르는 세월은 젊은 얼굴을 앗아간다 나는 너와 은총과 원란을 다투지 않건만 무슨 일로 벌레처럼 헐뜯으려 덤비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