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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지상의 마지막 꿈 구본홍 붉은 벽돌담 버티목삼아 앉아있는 등급은 노인을 내려놓고 있는 목2동 514-11번지 밤색 얼굴 볕살 안으로 구겨 넣고 무겁던 발걸음 앙알거림 달래는 파지의 무게 질곡의 맷돌에 한 쫓길 갈아 눕히던 등 휜 삶 가난의 업보 차가운 호흡으로 헹구어 낼수록 땀 절인 손바닥에 삶의 알갱이 들러붙어 서걱인다 옆구리에 차고 있던 이빨 빠진 가위와 검은 비닐봉지 난관 難關을 자르고 자른 것을 담고 그것을 풀어 이름 붙일 수 없는 그것 눌러 죽이고 가치만큼의 가치로 싹둑싹둑 잘려나간 시간 뼛속 깊이 가난의 촉수 너들 떨어진 날들 내 할아버지의 아버지도 그랬던 것처럼 삶은 난관 難關의 뼈들로 쌓인 교도소다 수레바퀴 회전의 수만큼 쌓여가는 냉혹한 수직의 길 뽑아 낼 수 없는 그들 앞에 마지막 꿈을 ..
양금택목(良禽擇木) : 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서 깃들인다는 뜻으로 훌륭한 사람은 좋은 군주를 가려서 섬긴다 虎視牛步 (호시우보) 호랑이처럼 보고 소처럼 걸어라 즉 호랑이의 예리함과 소의 무직함으로 신중하게 행동 하라는 뜻 日日新 (일일신) 매일매일 새로워라 松心竹性 송심죽성 소나무 같은 심성과 대나무 같은 성품 和樂(화락) 화목하고 즐거운 것 尊德性道問學 (존덕성도문학) 덕성을 높여서 배움과 물음을 인도하게 하다 無我 (무아) 자기의 존재를 잊는 것, 나라는 존재는 없다는 것 불교에서 무상과 무아라 했다 즉 나도 없다는 뜻 時雨 (시우) 때를 맞춰 비가 내리는 것 欲來鳥者先樹木 (욕래조자선수목) 새를 불러 모으고자 하거든 먼저 나무를 심어라 林茂鳥有歸水深魚和聚 (림무조유귀수심어화취) 숲이 무성해야 새가 ..
그 다음 날 단단한 몸을 자랑하던학창시절 축구선수였던 내 친구 어제 병문안 다녀왔다 만삭인 듯 축구공처럼 탱탱하게 부푼 복부 바라보기조차 위태로웠다 세상은 월드컵경기로 들떠있는 해묵은 배터리얼룩 맑은 약물로 씻으며 씻어내며 지금 조용히 기도로 누워 넓은 운동장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푸석한 그의 눈빛 속에 빛바래가는 기억의 능선 울컥울컥 차올랐다 푸드덕 새처럼 날개를 펼치고 날고 싶은 따뜻했던 날개깃털은 많이 빠진 채 환자복을 축구유니포옴처럼 입고 있는 모습 먹물 먹은 한지처럼 해쑥하다 그는 링거 줄 뽑으면 금방이라도 운동장에 나가 뛸 듯이 입술에 힘주어 하던 말들이 꼬리를 물고 병실 문 밖으로 함께 따라 나셨다 그의 얼굴은 텅 빈 운동장 하프라인 중앙 점처럼 쓸쓸해 보였다 다음 날 오후 전화 한 통화 한 ..
海(해)三淵 金昌翕(삼연 김창흡)선생 시 山停野斷大觀存 水與天連互吐呑 산정야단대관존 수여천련호토탄 萬古憑誰問增減 太虛於爾作淵源 만고빙수문증감 태허어이작연원 爲名爲博於斯盡 堪樂堪悲可復論 위명위박어사진 감낙감비가복론 詩欲摸奇知亦妄 不如長嘯枕松根 시욕모기지역망 불여장소침송근 해설: 바다에서산도 들도 멈춘 곳에 장관이 펼쳐저 하늘까지 이어진 물 뱉었다가 삼키누나 만고 세월 증감을 누구에게 물어보나 너에게는 저 우주가 근원이라 해야 하리 명예추구 박학 욕심 저 알에선 사라지니 기쁨이니 슬픔이니 말해서 무었하랴 그 기이함 묘사하는 헛된 노력 잘 알기에 휘바람 길게 불고 솔뿌리 베고 눕는다 鳥巢獸穴皆有居 鳥巢獸穴皆有居 顧我平生獨自傷 芒鞋竹杖路千里 조소수혈개유거 고아평생독자상 망혜죽장로천리 水性雲心家四方 尤人不可怨天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