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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芭蕉파초 문장 1 老幹漬漬霜 寒梢掛新月 노간지지상 한초괘신월 徐徐暗香來 可是春機泄 서서암향래 가시춘기설 芭蕉파초 문장 2 綠雲當窓翻 淸陰滿廊廡 록운당창번 청음만랑무 風雨送秋寒 中心不言苦 풍우송추한 중심불언고 파란 구름이 창 밖에 번득거려 맑은 그림자는 사랑 행랑채에 가득 비바람이 가을 추위를 몰고 오는데 마음 속 괴로움을 말하지 않네 문장 3 漱玉齊前雜卉 수옥제전잡훼 不枝惟葉茂 無幹信空中 불지유엽무 무간신공중 所以免摧折 爲依君子風 소이면최절 위의군자풍 수옥재 뜰의 여러 가지 꽃 _ 파초_ 가지는 없는데 무성한 잎이 줄기 없이 공중에 펄럭이면서 그러고도 꺽이지 아니하는 까닭은 군자의 풍도를 지녔기 때문 옥봉 백광훈 선생 시 제목 漫興 (부질 없이) 欲說春來事 柴門昨夜晴 욕설춘래사 시문작야청 閑雲度峯影 好鳥..
밤夜이 일어서다 밤夜이 일어서다 산들빛 돌돌 말아 시린허공 점령한 어두어서 더 황홀한 빙점의 행간 뒤까지 둥지틀고 앉은 너 내 텃밭 푸른 꿈 녹슨칼에 베어진채 회유의 희망하나 검은 숲속 자맥질이 잊혀진 찬 유훈으로 기도하는 별 하나 어둠은 어느 풍화된 뒷모습 일 테지만 그 속에 선명하게 출혈 시키는 이 고요 내 안에 피안의 이름 되새겨본 저믄 밤 누군가 그리웁고 슬픈 가득 이 아픔에 번민으로 게워내는 소리없는 기도여 천지에 황홀한 고독 흰 달빛이 차갑다
언제나 홀로 서서 천여 년 제자리 지키는 늙은 복사꽃 긴 세월 아픔의 기록들 부둥켜 않고 땅속으로 혀를 내밀고 숨죽인 바위들 마주 보며 기도를 드리는 허리 휘어진 나무 재 넘어 우뚝 높은 산 바라보며 밤낮 긴 세월 동안 깊은 침묵만 켜켜이 쌓여있다. 오늘 하얀 생각 접고 멍하니 서 있다 내 마음 고요해진다 나뭇잎 끝에 맺힌 바람의 숨소리가 깊다. 옹이 몇 개 긴 세월 닳은 자국에 타버린 몇 겹의 바람과 그늘 위로 지나간 줄기 맥을 짚어 보는 나는 가난했던 한 페이지를 그려 본다 바람의 흰 뼈에 잠긴 회심곡 언덕 아래로 우수수 떨어지고 있다 숲속에 기절했던 바라보는 시력의 초점 흐리게 나뭇잎 틈 사이로 나를 응시하고 있다. 응시한 어둠의 깊이에 하얀 말씀들이 차게 가시를 새우며 켜켜이 바람의 분진들이 매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