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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바보, 당신은 내가 사는 동안 당신은 행주처럼 빗자루 같이 언제나 젖고 추환 내 자리 깨끗이 쓸고 닦아 주던 당신 당신은 물 같이 불 같이 삶의 갈증을 풀어 주었고 차가운 길을 따뜻하게 지펴주던 오늘도 가슴 뜨겁게 환한 미소를 머금은 당신 굉음처럼 펄럭이던 잡염의 깃발을 뽑아 뒷뚱 중심을 잃고 넘어질 때 당신은 지팡이가 괴어 준 당신 탕! 총소리처럼 깨진 불빛마져 빠져나간 허망한 어둠 속에서도 갖 헹구어 낸 햇살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이렇게 낙서를 하고 있습니다 바보, 당신은 나의 인생 이었습니다
처녀 따오기/동암 어둠을 핥고있는 우물 속 같은 기억의 뒤란에서 문득 이명처럼 우는 그 노래 개밥바라기 뜨는 저녁답 끌고 오던 따오기 발소리도 없이 노래로 와 대문밖에 섰던 그래서 이름이 되어버린 거지 처녀 낮고 음울한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오옥 따오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찬샘골 마을 영원히 늙지 않는 노래 오오, 기억 속에 남은 내 사랑 같은 이여 머리에 꽃을 꽂고 웃던 분이의 슬픈 맨발처럼 지개위의 나뭇단 속에서 떨던 진달래 같은 파리한 얼굴, 그 여자 덕지덕지 달라붙은 가난의 자국위로 돌멩이를 던지지 마세요 저는 미치지 않았어요 그냥 밀려오는 허기를 달래려고 삶이 곱파 따오기를 부르고 싶었을 뿐이에요 폭력적인 그 질곡의 시대에 한 때 음악 선생님이었다던 따오기 구겨지고 접혀졌던 생의..
幽居유거 (호젓한 집) 宋翼弼先生 詩 송익필선생 시 春草上巖扉 幽居塵事稀 춘초상암비 유거진사희 花低香襲枕 山近翠生衣 화저향습침 산근취생의 雨細池中見 風微柳上知 우세지중견 풍미유상지 天機無跡處 淡不與心違 천기무적처 담불여심위 봄풀이 사립문에 오른 곳 春草上巖扉 숨어 살아 세속의 일 드무네 幽居塵事稀 꽃이 나직해 향기 베개에 스미고 花低香襲枕 산이 가까워 비췻빛 옷에 물드네 山近翠生衣 가을 빗방울 못물에서나 보이고 雨細池中見 약한 바람 버들가지 끝에서나 알겠네 風微柳上知 천기가 흔적을 남기지 않는 곳 天機無跡處 담담하여 마음과 어긋나지 않네 淡不與心違 함암선사 어룩 2 橫擔一 笻竹 闊步嶺湖中 횡담일공죽 활보령호중 日暖千郊稔 霜侵萬木紅 일난천교임 상침만목홍 해설: 옆으로 하나의 죽장 걸머지고 영호를 활보하네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