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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시 모음

최명길(崔鳴吉)선생 시 외 다수

동암 구본홍 2023. 7. 5. 07:06

최명길(崔鳴吉)선생 시

 

靜處觀群動 眞成爛漫歸

정처관군동 진성란만귀

湯氷俱是水 裘葛莫非衣

탕빙구시수 구갈모비의

事或隨時別 心寧與道違

사혹수시별 심녕여도위

君能悟斯理 語默各天機

군능오사리 어묵각천기

 

고요한 곳에서 뭇 움직임을 볼 수 있어야 / 靜處觀群動

진실로 원만한 귀결을 지을 수 있다 / 眞成爛熳歸

끓는 물도 얼음장도 다같은 물이요 / 湯氷俱是水

털옷도 삼베 옷도 옷 아닌 것 없느니 / 裘葛莫非衣

일이 어쩌다가 때를 따라 다를 망정 / 事或隨時別

속맘이야 어찌 정도와 어긋나겠는가 / 心寧與道違

그대 이 이치를 깨닫는다면 / 君能悟斯理

말함도 침묵함도 각기 천기로세 / 語默各天機

 

杜甫(두보)對雪(눈을 바라보며)

 

戰哭多新鬼 愁吟獨老翁

전곡다신귀 수음독노옹

亂雲低薄暮 急雪舞廻風

난운저박모 급설무회풍

瓢棄樽無綠 爐存火似紅

표기준무록 노존화사홍

數州消息斷 愁坐正書空

수주소식단 수좌정서공

 

싸움터의 많은 새로운 귀신들 통곡하고

늙은이 홀로 근심을 읊으니

흐트러진 저녁 구름 낮게 덮이고

세차게 내리는 눈은 바람에 춤을 추네

단지에 술이 없어 표주박 버려졌고

화로에 불이 꺼져 차디차구나

지방 소식이 모두 끊겼으니

근심스럽게 앉아서 허공에 글만쓰네

 

梅溪先生詩

曺偉(조위)

 

淸夜坐虛閣 秋聲在樹間

청야좌허각 추성재수간

水明山影落 月上露華溥

수명산영낙 월상로화부

怪鳥啼深壑 潛魚過別灣

괴조제심학 잠어과별만

此時塵慮靜 幽興集毫端

차시진려정 유흥집호단

 

맑은 밤에 혼자 빈 누각에 앉았노니 / 淸夜坐虛閣

가을 소리가 나무 사이에 있다 / 秋聲在樹間

물이 밝으매 산 그림자 떨어지고 / 水明山影落

달이 오르매 이슬꽃이 동글다 / 月上露華漙

괴상한 새는 깊은 골에서 울고 / 怪鳥啼深壑

잠긴 고기는 다른 만을 지내간다 / 潛魚過別灣

이런 때에는 세속 잡념 고요하여 / 此時塵慮靜

그윽한 그 흥취가 붓 끝에 모인다 / 幽興集毫端

 

仙源김상용(金尙容)선생시

 

雪霽春陰薄 泥融去路遲

설제춘음박 니융거로지

池深鳧浴處 山暝鶴歸時

지심부욕처 산명학귀시

暖氣催梅萼 和風拂柳絲

난기최매악 화풍불류사

年華挑客思 隨處有新詩

년화도객사 수처유신시

 

눈이 그치니 봄 그늘이 엷고

진흙이 일어나 가는 길이 더디다네.

연못이 깊으니 오리가 놀고

산이 어두워지니 학이 돌아오도다.

따뜻한 기온은 매화꽃을 재촉하고

온화한 바람은 버들가지를 흔든다오.

시절이 화려하니 객의 생각이 많아져

가는 곳마다 새로운 시가 지어지누나.

 

白玉峯先生 詩

奉別成牛溪還山[봉별성우계환산]  

 

城裏終年病 歸休聖主恩

성리종년병 귀휴성주은

松聲自舊壑 月色滿柴門

송성자구학 월색만시문

此道源流在 淸風緖業尊

차도원류재 청풍제업존

臨岐偏悵望 不獨爲離魂

임기편창망 불독위리혼

 

城裏終年病[성리종년병] : 나라 다스리다 병으로 한 해를 다하니

歸休 聖主恩[귀휴성주은] : 돌아가 쉬라는 성군의 은혜를 입었네.

松聲自舊壑[송성자구학] : 소나무는 옛 골짜기에 절로 소리내고

月色滿柴門[월색만시문] : 달 빛은 사립짝 단 문에 가득하구나.

此道源流在[차도월류재] : 이 가르침은 본래의 바탕이 있으니

風緖業尊[청풍서업존] : 맑은 바람이 시작한 일을 공경하네.

臨岐偏悵望[임기편창망] : 갈림길에 시골을 시름없이 바라보며

不獨爲離魂[불독위리혼] : 외롭지 않도록 꿈속의 마음 다스리네.

 

梅月堂 金時習선생詩

 

西嶺殘陽在 前峯細靄明

서령잔양재 전봉세애명

餘光多映樹 薄影最關情

여광다영수 박영최관정

客遠天涯迥 山深鳥道橫

객원천애형 산심조도횡

窮愁聊獨坐 空有詠詩聲

궁수료독좌 공유영시성

 

넘어가는 햇살은 서쪽 봉우리에 남아있는데

앞의 봉우리는 옅은 아지랑이로 밝기만 하네

남은 빛이 비스듬히 나무에 걸렸는데

옅은 그림자는 옥관의 정을 자아내게 하도다

나그네는 멀리 아득한 하늘 끝만 바라보는데

산은 깊고 새는 길을 가로질러 날아가는구나

끝이 없는 수심에 무료히 홀로 앉아서

헛되이 시를 읊는 소리만 내고 있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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