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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菜根譚 채근담 구 獨坐觀心 고요할 때에 홀로 앉아 자기마음을 살핀다 夜深人靜 獨坐觀心 如覺忘窮而眞獨露 야심인정 독좌관심 여각망궁이진독로 每於此中 得大機趣 旣覺眞現而 매어차중 득대기취 기각진현이 忘難逃 又於此中 得大慙忸(뉴) 망난도 우어차중 득대참뉵(뉴) 본문해설: 깊은 밤 모두들 잠들어 고요할 때에 홀로 앉아 자기마음을 살피노라면 비로소 망령된 마음이 사라지고 참 마음만이 오롯이 나타남을 깨닫게 된다 매양 이러한 가운데서 큰 즐거움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참 마음이 나타나도 망령된 마음을 쉽게 버리기 어려움을 깨달으면 이 가운데에 큰 부끄러움을 얻을 것일다
침샘 결석 수술 하는 날 아침부터 초라하고 불안하다 찐한 허기의 날이 솟는다 혀 아래 도사리고 있는 고양이 발톱 같은 뿌리 뽑는 날이다 내심 혼자 쫑알대는 느낌 타닥타닥 타고 있다 시린 가슴으로 바라는 어머니 말씀 같은 기대 내 뜨락 빈자리에 왜 이렇게 고통이 몰려올까 시간표대로 당도할 기차 같지만 피해 갈 수 없는 떨림 불안한 하루 뜨겁게 타고 있는 아궁이 그 심장 소리 달래며 정들었던 사물 눈 가까이 불러 모으고 금 간 몸 일으켜 세운다 버려야 할 아픈 시간 앙다물고 모질게 버틴다 붉은 피 방울 더욱 붉게 보인다 관심 밖에 있던 산까치 울음소리도 마음에 쓰인다 생살 위로 뜨거운 핏자국 남기고 떠난 상처 내안 들썩이는 것 느긋이 눌러본다 작아진 내가 보인다
낙화 말없이 쓰러진 생과 죽음 사이 차갑게 고개 숙이고 바람에 온 몸 맏긴 체 나풀나풀 마른 손 흔드네 예쁘게 우거졌던 두 형 풀들 노화의 골짜기 볕의 일말의 헤아리고 봄날처럼 화사하고 아름다웠던 젊은 의욕들이 철 늦은 슬픈 꽃잎 뚝 생의 짧은 봄 한 철 기억을 지우네 한 세대를 함께 얼굴 마주 보며 살아온 두견이는 피나게 울어 고령 고개 넘는 나그네의 발길을 무겁게 하네 끝 향해 달려가는 몸 밖의 공명이야 다 내어 버리고 고령 고개 위에 가벼움이 무겁게 내 마음 쓰다듬으며 잠들면 들리지 않는 소리 잘 되고 못 되는 것도 되어가는 대로 내어 맡긴 채 누더기 몸뚱어리 생각의 뜨락에 펼쳐 말리며 장차 숨죽이며 살리라고 남은 이 한 몸 낙화 한 송이 세월의 밀물에 젖어 흙밥이 되어 영혼으로 스며 가네
교산허균선생 시 74 되어가는 대로 살리라 纔越蘆關境便佳 丰茸蘅杜被溪崖 재월노관경편가 봉용형두피계애 幸夷糝蘂催春事 杜宇啼寃惱客懷 행이삼예최춘사 두우제원뇌객회 身外功名捐與奪 世間榮悴任安悲 신외공명연여탈 세간영췌임안비 林泉有約吾將隱 肯待年侵始乞骸 임천유약오장은 긍대년침시걸해 해설: 노령고개를 넘자마자 풍경이 문득 아름다워져 예쁘게 우거진 두형풀이 골짝이 언덕을 뒤덮었네 개나리는 꽃잎 흩날리며 봄철을 재촉하고 접동새는 피나게 울어 나그네의 가슴을 괴롭게 하네 내 몸 밖의 공명이야 주든지 빼앗든지 다 내어 버리고 세상에서 잘 되고 못 되는 것도 되어가는 대로 내어 맡긴 채 살리라 내 장차 숨어 살리라고 저 자연과 더불어 약속했으니 나이가 들면 높은 벼슬도 다 내어 놓고 숲과 시냇물을 찾아 돌아가리라. 다산선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