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동암 詩 모음 (191)
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나는 담쟁이처럼 세상의 벽에 붙어있다 높고 먼 곳 향해 아슬아슬하게 붙어있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높은 곳을 향해 기어 오른다 우툴두툴한 삶이 허공을 바라본다 불안한 걸음 나도 보호 수 처럼 평평한 곳 이어서면 왜 이런 곳에 붙어 살아야 하나 절벽의 끝 기댈 곳 없이 떨어지면 바삭바삭 말라버릴까 봐 긴 숨내쉬며 비 바람 온 몸으로 받아내며 붙어있다 담쟁이 넝클 처럼
낙시 대를 드리우고 /구본홍 놀 빛 고운 아라뱃길 갑문 아래 낚시 대를 드리우고 밀물로 새겨진 물주름 살 위로 해독 할 수 없는 황금 문장들 처음 받아보았던 여인의 예쁜 사연처럼 읽는다 뜨거웠던 한철의 추억들이 일몰의 주홍빛으로 새겨지는 이곳 지나가는 배 한 척 기억 되새기는 금빛 물살을 난도질 하며 지나간 배의 지문 그래, 내몸에 묻어 있던 기억 한조각이 출렁인다 떨어져 나갔던 젊은 퍼즐 한 조각 젊음은 짧고 일몰의 등 뒤에서 어신이 없는 낚시대를 응시한다는 것 아! 그 때 그 여인
엄마별 바람이 불 때마다 나무가 흔들리듯 별을 볼 때마다 엄마가 보고파진다 빗물에도 씻겨와 지지 않는 그리움 어쩌다 생각 날 때마다 유품처럼 남아있는 옛 고향 집 감나무 그 앞에 쨍한 생각 나를 널어놓고 싶은데 별빛은 끊임없이 그리움처럼 밝게 빛나고 있다 “애들아 저 하늘 많은 별 속에 너그들 엄마 별이 니들 보고파 저렇게 밤마다 반짝이고 있단다” 옻물 들인 만장으로 옷을 만들어 입혀 셨던 할머니는 울먹이며 칭얼되는 우리를 달래곤 했다 나는 오늘 잘 들리지 않아 보청기를 하고 온기 가득한 아파트에서 손주 안고 울음 달래는 여전히 오늘 밤에도 엄마는 나를 바라보고 계시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