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동암 詩 모음 (190)
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시인이 바라보는 것은 시인이 바라보는 당신은 사랑하는 당신이 아니다 시인이 바라보는 당신은 붉게 물들은 가을 나무다 시인이 바라보는 나무는 나무가 아니다 시인이 바라보는 나무는 아름답게 늙어가는 당신이다 시인이 바라보는 바위는 바위가 아니다 시인이 바라보는 바위는 내 곁에 머무는 당신이다 시인이 바라보는 겨울 바다는 아니다 시인이 바라보는 겨울 바다는 굴곡진 삶이다 시인이 먹는 맛있는 빵은 빵이 아니다 시인이 먹는 맛있는 빵은 당신이 내게 주는 사랑이다 사랑하는 당신은 물이요, 바람이요, 밥이요, 구름이요, 바다이요, 하늘이요, 땅이다.
이 밤이 지나면/ 동암 오늘 밤은 3월의 봄 향기가 술친구요 늙었다느니, 멍청한 놈이니 봄의 향기가 핀잔을 늘어놓을 것만 같소 오늘 하루 남쪽 매화꽃이 피었다는 기상예보 이렇게 봄소식 추적추적 적시는 밤에 자판을 두들기다 잠시 손을 멈추고 창밖에 어둠의 옷을 입힐 때 왠지 술 한 잔이 생각난다 술 한 잔에 넋두리와 술 한 잔에 봄빛을 섞어 마시다 보면 그 기 누구 없소? 나와 술 한잔할 사람 그 기 누구 없소! 뭐 없어도 괜찮소. 내일이면 날아서 기쁨 피울 기쁨이 친구요 창밖에 내리는 봄 소리와 함께 이 밤을 지새우면 되는 것을 자판이고 뭐고 집어 팽개치고 옷 입은 채로 방바닥에 대팔 자로 누워도 좋을 것 같소 봄비처럼 추적추적 적시는 기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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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구본홍 사람이 宇宙우주에서 살아가는 것을 보면 그 몸 매우 작고 약하고 그 살아가는 동안이 빨리 지나가 오래 支撐지탱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겨우 일곱 자 밖에 안 되는 몸으로 끝없이 넓은 空間공간에 처해 있으니그 작기가 큰 倉庫창고 안의 한 개 쌀알과 같고 백 년의 생명을 永遠영원한 시간에 依支의지 해 있으므로 그 빠르기가 번갯불과 같고 또 그 위태롭기가 천 길 절벽에 외로이 서 있는 썩은 나무와 같으며 그 덧없이 변함이 바다 가운데 滔滔도도히 일어났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큰 물결과 같다. 人生인생이 이와 같이 덧없음을 알면 어찌 슬프지 아니하며 이와 같이 덧없는 가운데 다행히 삶을 얻었음을 생각하면 어찌 즐겁지 아니하랴. 이처럼 덧없음을 알지 못하고 어찌 부질없이 삶에 집착하는 생각을 품어 구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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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구본홍 낮은 곳을 향하여 몸을 낮추는 것도 아름다운 것임을 그대를 보면서 알았네. 높은 곳을 향하여 강하고 굳건한 것을 바라보지만 부드러워 면서도 하늘거리는 자유가 오히려 더 강하고 편안한 것임을 그대의 모습에서 보았네. 바람에 몸을 일부 내어주고 심하게 흔들리면서 함께 어우러지다가 타협 할 줄 아는 그대 아름다운 모습 부끄러운 듯 조용히 일말을 전해주는 그대 나는 가만히 냇가 바우등에 앉아 흐르는 물소리와 그대의 우아함을 꽃보다 더 아름다운 이름, 그대 실버들 환생의 몸부림 같은 흔들림을 보았네 나는 조용히 낮은 걸음으로 숨소리를 낮춰 보네 오늘은 참 편안한 하루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