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동암 詩 모음 (190)
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지상의 마지막 꿈 구본홍 붉은 벽돌담 버팀목 삼아 볕살 문을 열고 등이 굽은 노인을 내려놓고 있는 목2동 514-11번지 밤빛 얼굴 볕살 안으로 구겨 넣고 무겁던 발걸음 앙알거림 달래는 파지의 무게 질곡의 맷돌에 한쪽 길 갈아 눕히던 등 휜 삶 가난의 업보 차가운 공기로 헹구어 낼수록 땀 절인 손바닥 모래알처럼 들러붙어 서걱인다 옆구리에 차고 있던 이빨 빠진 가위와 검은 비닐봉지 난관 難關을 자르고 자른 것을 담고 그것을 풀어 이름 붙일 수 없는 그것 눌러 눕히고 가치만큼의 가치로 싹둑싹둑 잘려나간 시간 겹겹 뼛속 깊이 가난의 촉수 겹눈처럼 새긴 너들 너들 떨어진 날들 내 할아버지의 아버지도 그랬던 것처럼 삶은 난관 難關의 뼈들로 쌓인 감옥이다 수레바퀴 회전의 수만큼 쌓여가는 냉혹한 굴곡의 길 뽑아 낼 ..
내 속에 내것 아닌 무상의 뼈마디들 활처럼 휘어져 허공을 희롱하다 나그네 먹구름처럼 걸어가신 슬픔들 삶 속에 외로운 것 유상의 그림자들 허공 찢는 저 붉은 혀 어둠 살 삼키다가 떠돌이 목탄 바람이 깊이 새긴 상처들 오늘은 흔적없이 수납하는 파편들 꽃 같은 마른 세월 용서 하면 안 될까 아직도 허기진 생을 조각조각 꿰맨다
관악산이 만삭이다 구본홍 태를 태워 묻은 아득히 먼 바람의 발걸음 소리 봄을 예감하는 묵묵히 조용히 그들은 더 깊이 뿌리 내린다 몸속 젖빛 응시하던 저 목각의 형상 제 몸 한 톨 물기마저 유산해 버린 죽음 밖으로 내몰린 명상들 생각의 초입 길에 세모가 되고 네모가 되어 다시 태어나 서 있다 내 마음 어디를 깎아내야 둥근 영혼이 되나 차가운 바람 벗고 간 몸에서는 청록색 눈 뜨는 진통이 한창인 오르막길 핏줄 열어 꽃을 피우는 헉헉 숨소리 아직은 차다 양수 한 잎 갈증 사이로 상수리나무에 올려놓은 맑은 울음 더 높이 날아오르고 싶은 지독한 산도의 잉잉거림 허공에 눌어붙는다 나무들의 몸속에서 만삭의 태동이 절걱 인다 감격이다, 초산 모의 젖 꽃 빛이 비릿비릿 탱탱해진 자궁의 힘살 심음의 빛 하나 양지쪽으로 밀..
![](http://i1.daumcdn.net/thumb/C150x150/?fname=https://blog.kakaocdn.net/dn/ebam7m/btsoYVhkgqp/IdApCukh9JAIZQmciBbd11/img.jpg)
비행의 시간 애착과 욕망을 겨냥할 가벼움의 무게 시간의 원거리 돌아서 허공에 몸을 내 맡기고 소리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화살촉처럼 가벼워져 공 밖에서 무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저 대지의 순한 순결이 더 깊이 내속으로 파고든다 독수리의 날개 스치는 바람처럼 허공의 무게 청각 끝에 매달린다 허공에서 엉키는 삶 황망히 되돌아간 슬픔 발자국 흰 구름위로 퀭한 눈도 그만큼 젖거나 어둡다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 지도 생각 없이 무겁던 마음 마음 밖으로 네 던저져 허와 허의 둘레 안으로 깬 한 잠만 불러들인다